우물/빠진아이
2014. 12. 14. 00:07우물/빠진아이
91cm x 72.7cm_Oil on canv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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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일상의 관계
문화는 사회적 가치와 시스템 그리고 정치권력이 함께 존재한다. 그리고 지역은 지역마다 제각각의 특수성을 담은 사회 구조가 있다. 지역과 지역을 이동하는 젊은 작가들은 지역의 한 곳에서 살거나 혹은 여러 지역을 이주하면서 사회 문화적 차이와 끊임없이 절충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간다. 따라서 정체성은 새로운 사회에 대한 적응과 거부 사이에서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어쩌면 지역 협력형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타 지역에서 홀로서는 작가들의 변화하는 정체성이 작품에서 어떻게 시각화되는지를 조명하며, 이러한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예술언어로 표현해 내어 우울함과 유머러스함, 그로테스크와 건강함, 해체와 구축과같은 자유로운 예술적긴장감을 관람객과 대면하게된다.
이러한 점에서 <창작레지던시여인숙 결과보고전: 군산을 탐하다>프로그램은 지역 작가로 살아가는 김상덕이라는 작가를 색다르게 표현했다 생각한다. <창작레지던시여인숙>은 작가로 살아가는 공통분모를 가진 작가들과 8개월 동안 지역의 현장 문화와 또는 레지던시의 환경에 적응해 가는 과정에서 겪는 개념화한 생각들을 토대로 작업한 색다른 '발명된 세계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코드가 맞는 새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였다 생각하며, <육하원칙>, <도시주의>, <충동과 섞임>프로그램애서 보듯 김상덕 스타일의 장르와 기법 그리고 각기 다른 예술언어로 차이와 반복을 통한 색다른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보물찾기>전시에서 김상덕은 이미지에 대한 개념적 분석보다 장소성 중심의 이해와 심리적 차원의 접근성을 중시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시각은 이전 작업부터 관찰해온 그의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 특징에서 시작한다. 대상을 접근하는 그의 시각에는 존재에 대한 근원적이고 정서적인 교감이 깔려있고, 그가 기술하는 풍경은 익명의 존재로 군집을 이루며 살아가는 인간들의 풍경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안에는 비천하고 화려한 삶의 파편들이 고스란히 실재한다. 김상덕 그가 그려내는 풍경에서 존재는 결국 타자로부터 분리나 독립이기보다는 타자화된 수많은 대상과 맺고 있는 관계의 연속성이며, 시간은 그러한 관계의 지속과 축적이라 보여진다.
글_창작문화공간 여인숙 큐레이터 서진옥